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각자도생의 시대

#1 “여기로 지나가지 마세요. 오늘 영업 안 합니다.” 이제 막 들어가려던 문을 걸어 잠그며 거칠게 말하는 직원의 목소리에 나를 비롯해 그곳을 지나가려던 사람들 모두가 당황했다. 이곳은 걸어온 방향에서 가장 빠르게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지하 통로고, 저 브랜드는 그 통로에 입점한 상가일 뿐인데 지하철로 가는 길을 이렇게 막아도 되는 건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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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정함과 상상력

#1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질이 다정함과 상상력이라면, 믿으시겠어요? 네, 그래요. 분명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제일 우선시 되긴 할 거예요. 일정 수준으로 기본기가 충분하다면 의사소통과 협업하는 능력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거고요. 하지만 저는 그 이상으로 다정함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어요. 생각보다 꽤 필요하거든요. 다정함도, 그리고 상상력도. 제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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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쓰기를 욕망한 최초의 순간을 마주하다.

사람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은 모릅니다. 알고 있었다고 믿었는데 모르고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어요. [1] 그런데 모르고 있다고 믿었는데 실은 알고 있는 것도 있거든요. 이 영역이 제가 글을 쓰는 장소라고 생각해요. -후루이 요시키치 “저 사람처럼 글을 잘 쓰고 싶다”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?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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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짜의 꿈

글쓰기 모임에서 글감으로 ‘토끼’라는 주제를 보고 문득 떠오른 것은 동화 속의 주인공인 ‘벨벳 토끼 인형’이었다. 아이가 인형에게 보내는 사랑을 받다 보면 ‘진짜’가 될 수 있다는 말에 ‘진짜 토끼’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던 그 토끼 인형 말이다. 아동문학가 마저리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해외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동화 중 하나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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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글을 쓰는 이유는 다음 글을 만나기 위해서야. - 주문을 외워 새 글 만나기

오늘도 망설였습니다. 퇴근길에 카페에 들러 글을 쓰고 갈 것인가, 아니면 집으로 곧장 돌아갈 것인가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망설임. 그리고 뻔히 속을 것을 알면서도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이 있습니다. 은근하게 나 자신을 타이르는 느낌으로요. 일단 1시간만 해보자. 글이 써지든 안 써지든 1시간 후에는 집으로 가는 거야. 지금은 퇴근길도 북적이잖아. 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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멘토의 수업료

"제가 책임지고 키울 테니 뽑아주세요." 상사는 내 말에 꽤나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. 속으로 덩달아 놀랐다. 나도 내가 무슨 소릴 하나 싶었으니 말이다. 다른 말도 아니고 책임이라는 말을 꺼내다니. 회사에서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주제에 무슨 책임이란 말인가. 하지만 같이 놀라고 있을 틈은 없었다. 가슴속 이야기를 전하기에는 그것으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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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번째 이름 - 내가 지은 내 이름 이야기

나를 부르는 호칭, 나를 의미하는, 모두에게 나라는 사람을 '나'라고 인식하게 하는 것. 이름.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름이라는 건 태어날 때부터 이미 내 것이었다. 세상과 나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어릴 적에도 나는 내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고,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내 이름은 늘 내 이름 같았다. 거기에는 한 치의